저는 지난 2년 동안 꾸준히 혈당을 관리했습니다.
당뇨환자는 아니었지만, 가족 중에 당뇨환자가 있어 집안 내력이 있기도 했고요. 또 살이 찌면서 알레르기나 고혈압 등의 증상도 나타나면서 관리의 필요성을 느꼈어요.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은 다시 건강해졌습니다.
2년 동안 어떻게 관리했는지 자세히 보여드리려고 해요. 두서는 없지만 이 글이 당뇨환자나 혈당을 관리해야 하는 분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살이 찌는 원인, 문제는 혈당이었다!
처음부터 혈당 관리를 결심한 건 아니었고요. 살을 빼다 보니 먹는 음식이나 식습관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아무래도 회사를 다니니까 단 걸 자주 찾게 되고, 회식할 땐 늦게까지 먹고, 프로젝트 마감이 코앞에 다가왔을 땐 야식도 자주 먹었으니까요.
어느새 체중이 80kg을 훌쩍 넘어버린 거 있죠. (지금은 65~66kg)
특히 건강관리랍시고 즐겨 마셨던 과채음료나 편의점에서 산 음료엔 당이 정말 많다는 걸 알게 됐죠. (사과주스, 딸기주스 등)
인터넷을 찾아보니 살을 빼려면 식단부터 고쳐야 하고, 그 첫걸음이 혈당 관리라는 것도 접하게 되었어요.
예전엔 피자, 돈가스, 치킨, 흰쌀밥, 단 음료 등을 좋아했다면
요즘은 저탄고지를 되도록 지키고, 채소를 가장 먼저 먹기도 해요.
그럼 지금부터 혈당을 관리하며 좋아하게 된 음식들을 보여줄게요.
당뇨식: 혈당 관리에 좋은 음식들(직접 먹어본 것, 좋아하는 것)
요즘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쌈밥입니다. 나물이나 채소 위주의 반찬이 많이 있죠?
무엇보다 쌈채소가 가득 나와서 정말 좋아해요.
식사가 나오면 채소를 가장 먼저 먹고, 고기나 반찬을 먹을 때도 되도록이면 쌈채소와 같이 먹습니다.
식사할 때 채소를 가장 먼저, 그리고 많이 먹으면 혈당이 빠르게 올라가는 걸 막아준대요.
위 사진에도 여러 가지 반찬이 있는데요. 나물류를 가장 먼저, 그리고 많이 먹었어요.
너무 맛있다고 하니까 사장님이 한 번 더 주셨던 봄동과 미역ㅎㅎ 싹싹 비웠습니다.
채소를 쌈 형태로 먹으면 식이섬유도 많아서 소화가 잘되고요. 또 포만감도 오래갑니다.
대신 밥은 1~2숟가락만 먹는 게 좋습니다. (혈당 관리할 때 쌀밥과 이별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그리고 찌개가 너무 짜면 물을 많이 마셨고요.
마지막으로 식사하고 나서는 꼭 산책을 했어요. 비가 오는 날엔 쇼핑몰 같은 넓은 실내에서 20분 이상 걸어 다녔고요.
샤브샤브도 정말 좋아합니다!
어떤 음식이든 열을 가하면 성질이 변해서 되도록 날것으로 먹는 게 좋은데요.
샤브샤브처럼 채소를 살짝 데치는 정도는 괜찮다고 하네요.
잠깐 여담이지만, 저는 혈당 관리를 하면서 마키타 젠지의 '식사가 잘못됐습니다'라는 책으로부터 도움을 많이 얻었습니다.
당뇨환자나 혈당 관리, 체중 관리를 해야 하는 분들은 꼭 읽으셨으면 해요.
식단 관리를 하는 분들은 '삼겹살이 몸에 안 좋다'라는 인식 때문에 잘 안 먹으려고 하는데요.
이때도 상추, 배추, 오이, 피망 등 여러 가지 채소와 함께라면 괜찮으니까요. 무작정 배제하진 않으셔도 될 거 같아요.
혈당을 관리하면서 몸에 안 좋은 음식, 당이 많은 음료를 극단적으로 하루아침에 확 끊어버리면 오히려 요요현상처럼 나중에 더 먹을 수 있어요. 그러니 천천히 줄이는 걸 추천해요.
사실 당뇨식이란 건 따로 없어요. 채소랑 함께 먹거나 탄수화물, 당류가 있는 음식을 최대한 배제하는 것이 곧 당뇨식이거든요.
그러니까 친구들과 가족과 외식할 때 "난 탄수화물 먹지 않아!", "당이 있으면 안 먹어!"라고 단호하게 외치면 분위기만 안 좋아지겠죠?
함께 즐기되, 아래와 같이 혼자만의 규칙을 세우고, 잘 지켜보시는 걸 권해요.
친구, 가족과 함께 먹을 때 나만의 규칙 세워서 먹기의 예
- 채소 - 나물류 - 단백질(고기) 순서로 먹기
- 평소 먹던 양의 2/3 수준으로 먹기
- 먹고 나서 산책하기(가만히 있지 않기)
- 디저트 먹지 않기
이건 양꼬치 가게에서 찍은 사진인데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경장육슬입니다. (또는 경장육사)
채소와 고기를 두부피에 싸 먹으면 깔끔하게, 그리고 맛있게 음식을 즐길 수 있어요.
회식할 때 양꼬치 가게로 가면 부담이 되었죠? 이렇게 채소가 많은 음식과 함께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술은 절대 금물! 살을 빼려는 분, 혈당을 낮추려는 분, 식단으로 관리하려는 분 모두 술을 버리지 않고서는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나는 관리를 충분히 하니까 술 1병 정도는 괜찮아' 만큼 바보 같은 생각 또 없답니다.
혈당이든 체중이든 뭐든 관리를 하고 싶은가요? 술을 꼭 끊으시길 바랍니다.
근데 와인에 대해선 아직 의견이 분분하긴 해요.
위에서 언급한 마키타 젠지는 책에서 와인 1잔 정도는 괜찮다고 했고요.
서울아산병원의 정희원 교수님도 와인 1잔은 괜찮다고 해요.
하지만 최근 여러 연구 결과들을 봤을 때... 어쨌든 술은 가급적 마시지 않는 게 여러 질병을 예방하기에 더 좋습니다.
친구를 집에 초대할 때도 당뇨식을 체험시키곤 합니다.
- 혈당 관리, 이너뷰티를 위한 샐러드 섭취
양배추, 올리브유, 아몬드, 오이, 당근, 두부, 후추, 소금 한 꼬집 - 혈당 관리, 이너뷰티를 위한 요거트 섭취
무가당 요플레, 스테비아 설탕, 블루베리 5~10알, 아몬드 - 혈당 관리, 이너뷰티를 위한 과일 섭취
사과를 깍둑썰기 하고 그 위에 올리브유를 뿌린 다음, 땅콩버터와 함께 먹기
당뇨식 차릴 때 주의사항
- 샐러드 먹을 때 다른 건 다 양보해도 양배추, 올리브유는 필수!
- 오이, 당근을 못 먹으면 빼거나 피망, 브로콜리로 바꿔도 돼요.
- 아몬드는 하루에 20알을 넘지 않게 먹어요.
- 땅콩버터 꼭 땅콩 100%인 제품으로 구매하고, 하루 2스푼까지만 먹어요.
- 두부를 샐러드에 넣어먹거나, 그냥 먹기가 힘들면 사진처럼 그릇에 담아 전자레인지 30초 돌린 뒤, 들기름, 소금, 후추를 조금 넣어서 드세요. 두부는 이것저것 먹어보니 풀무원 크고 단단한 두부가 제일 좋더라고요. (단단해서 꺼낼 때 으스러지지 않아요.)
저는 매일 아침 위와 같이 먹고 몸에 좋은 변화가 일어났어요. 지금 당장 떠오르는 건 다섯 가지 정도입니다.
당뇨식을 먹은 뒤에 일어난 몸의 변화
- 소화가 정말로 잘 됩니다.
- 알레르기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알레르기약 씨잘정 달고 살던 내 인생..)
- 얼굴이 환해집니다.
- 배가 쏙 들어갑니다.
- 반면 배가 너무너무 불러서 점심때까지 간식을 먹지 않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니 요플레 위에 노란 가루가 보이죠? 그리고 컵에 음료도 보이네요. 뭐냐면...
바로 서리태입니다.
겨울 첫서리 맞은 뒤에 수확하는 콩이라서 서리태라고 하죠. 단백질 함유량이 풍부해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고도 하고요.
저는 서리태를 먹은 뒤부터 근육도 잘 붙고요. 또 머리카락도 덜 빠지더라고요.
그래서 연말이 되면 고향 근처의 농가 곳곳을 찾아가 서리태를 15~20kg씩 구매하고 방앗간에 7kg씩 가져갑니다. (한 번에 볶아서 보관하면 나중에 상할 수 있어용)
시장에서 가루를 살 수도 있지만.. 가루 형태로 파는 건 너무 비싸기도 하고요, 또 제가 서리태를 접할 당시엔 뉴스에서 원산지를 속여 판다는 소식도 자주 나와서 직접 농가를 찾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게 습관이 되니 이제는 사기 전에 꼭 눈으로 봐야 합니다.
서리태만 있으면 위의 사진처럼 먹어도 간단하게 끼니나 간식이 해결됩니다.
전 밤에 너무너무 배고플 때 서리태를 한 잔씩 마셨어요.
서리태 세 숟가락에 스테비아설탕 반 숟가락 넣어서 휘휘 저어 먹으면 맛있습니다.
저는 오늘 아침도 이렇게 먹었네요.
엄청나게 배가 불렀지만 식곤증이 오지도 않았고요. 더부룩한 것도 없었어요. 그리고 오후가 다 되도록 배고프지도 않았아요..
여기는 제가 이 블로그에서 추천할 정도로 엄청 좋아하는 식당입니다.
두부를 메인으로 파는 식당인데요.
여기의 반찬들은 간이 적절하고, 채소 위주의 반찬이 많아 당뇨환자나 혈당 관리를 하는 분들에게도 좋은 외식 장소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두부사태보쌈정식 추천!!!!)
과자는 거의 안 먹었지만 종종 참크래커를 먹었어요.
이건 당이 거의 없어서 커피나 서리태와 함께 먹을 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좋더라고요. (단, 한 번에 한 봉지만!)
운동: 혈당 관리에 성공하고 싶다면 운동도 함께 실천하기
운동도 꾸준히 했습니다.
주로 빅씨스 영상을 보면서 격한 타바타 운동을 했어요.
https://www.youtube.com/@BIGSIS
집 거실에서 매일 30분씩 운동했네요.
혹시나 관심 있는 분들은 10분짜리 운동부터 시작하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처음부터 긴 시간 동안 운동하면 다음 날 걷는 것도 힘들 거예요. ㅎㅎ
한창 할 때는 회사 근처에 있는 곳에 가서도 열심히... 그룹 PT도 받았습니다. 한 1년 다닌 뒤부터는 자세가 딱 잡혀서 집에서 타바타만 하고 있어요.
식단과 운동 중에 더 중요한 걸 꼽으라면 당연히 식단이겠지요. 하지만 규칙적인 운동을 꼭 해야 건강하고, 탄탄한 몸을 유지할 수 있어요.
혈당 관리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면
20~40대는 하루에 30분이라도 과격한 운동을,
50대 이상부터는 하루에 30분 이상 산책을 추천합니다.
혈당 관리 전 건강검진 결과(2022년)
2022년 건강검진 결과지를 보여드릴게요. 혈당 관리 전에는 결과지 여기저기에 처참한 흔적들이 남아 있어요.
여러 질환이 많다는 글로 가득하네요.
과체중에 허리둘레는 무려 89...
특히 체중은 80.8kg이라는 숫자를 봤으면서도 더욱 신나게 먹은 탓에 이후 84kg까지 치솟았습니다.
과체중으로 인한 고혈압 전단계 진단
공복혈당장애 의심
혈당 관리 후 건강검진 결과(2024년)
그럼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깔끔해진 결과지. 하지만 당뇨는 유전이기에 주기적으로 관리해 달라는 조언을 받았어요.
키는 공개 불가이지만^^.. 체중부터 허리둘레까지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어요. 체중은 66.6kg인데 다시 좀 찐 겁니다.
식단과 운동을 한창 열심히 했을 땐 64Kg까지 빠졌었어요. 체중이 84kg까지 나갔었는데.. 무려 20Kg를 뺐네요.
혈압도 정상! 혈관이 깨끗해진 덕분이겠죠.
공복혈당은 100부터가 위험인데 딱 100이 나왔네요. 관리한 게 이 정도라니..! 그래도 의사 선생님이 이 정도는 괜찮다고 하니 지금처럼 꾸준히 관리하라고 당부하셨어요. 아마 전날 잠을 못 잔 게 원인일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마치며 (+혈당 관리를 위한 식단 체크표)
2년 동안의 과정을 한 편의 글로 쓰자니 참 짧게 느껴지네요.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다짐했어요. 제가 살을 빼기 전까지 먹었던 음식들은 앞으로도 가급적 먹지 않기로요.
쌀밥, 빵, 면 등등... 은 우리의 혈당을 롯데타워만큼 상승시켜 주는 친구들입니다.
식단 관리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있다면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려우실 텐데요. 아래의 혈당 관리를 위한 식단 체크표를 살펴보세요.
MIND 식단 점수표라고 하는데, 인쇄하거나 핸드폰에 저장해서 한 주마다 체크하면 관리에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14점에 가까울수록 혈당관리, 저속노화에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한국인은 보통 7~8점 나오고, 관리를 안 하면 5점 정도 나온다네요.)
저는 11점이 나오는군요. 통곡물과 생선... 은 아무래도 회사를 다니니까 앞으로도 힘들 거 같아요ㅎㅎ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진단을 해보시고 내일부터 MIND 식단을 챙겨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말 중요한 것! 해가 떠 있을 땐 먹고, 해가 지면 먹지 않는 겁니다! 이 규칙만 지켜도 일주일 새에 부기가 쫙 빠질 거예요.
혈당관리를 한 지 벌써 2년입니다. 시작했던 날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올라요. 하루만 실천했는데 몸이 바로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었거든요. 그때 '내 몸은 언제든 되돌아올 준비가 되어있었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나는 술을 많이 마셔서 이미 글렀어!", "나는 그런 거 관리 안 해도 잘 살아"하는 분이 이 글을 꼭 봤으면 좋겠어요. 함께 혈당 관리의 즐거움을 겪어보길 바랍니다. 언젠가 저의 글이 도움이 되었길 바라면서...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