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읽기 전에
- 영화를 보고 오시는 게 좋습니다.
- 스포가 있으므로 영화를 안 본 분들은 뒤로가기를 클릭해 주세요.
- 주관적인 해석입니다. '어? 난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싶으면 제 생각도, 그리고 여러분 생각도 맞습니다.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해석
- 큰할아버지는 서로 싸우고, 욕심부리는 현실 세계를 떠나 이세계로 넘어왔다. 그래서인지 큰할아버지는 현실 세계를 싫어하는 편인데, 이는 마히토와의 대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마히토가 새엄마 나츠코와 함께 살던 세계로 돌아가겠다고 하자 그곳은 좋지 않다며 설득하기도 한다.
- 하지만 큰할아버지 역시 현실 세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름의 욕심이 있다. 현실 세계에 떨어진 신비한 돌을 지키려고 돌 주변에 탑을 쌓기 시작했는데, 공사 도중 많은 사람들이 사고로 죽어갔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기어이 탑을 지었다.
- 또한 후계자로 생각한 마히토를 이세계에 넘어오게 하려고 나츠코를 이세계로 납치해 세뇌시키기도 했다.
- ‘왜가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명제가 거짓이냐 진실이냐를 두고 갑론을박했던 것처럼, 현실 세계보다 이세계가 좋다고 생각한 큰할아버지의 명제도 누군가(마히토)의 시선에선 거짓으로 보일 것이다.
- 탑은 희망과 꿈, 욕심을 의미한다. 등장인물 각자에겐 저마다 탑이 있다. 큰할아버지에겐 이세계를 지키는 것, 아빠에겐 사업이 잘되는 것, 잉꼬대왕은 이세계에서 권위와 권력을 차지하는 것 등이다.
- 큰할아버지는 3일에 한 번씩 돌로 탑을 쌓아 오랜 세월 동안 이세계를 지켰지만 탑이 무너질까 노심초사한다. 하지만 잉꼬대왕의 분노로 탑이 한 번에 무너지면서 큰할아버지의 이세계는 순식간에 무너지고 만다.
- 마히토에게도 탑이 있다. 새엄마 나츠코와 현실 세계로 돌아오는 것이었는데, 그렇다고 그것에만 집착하기보단 엄마를 찾아가는 여정부터 현실로 돌아오기까지 키리코를 도와 물고기를 잡거나, 죽은 팰리컨을 묻어주는 등 항상 남을 돌아보고 돕는다. 남을 도운 적이 없고 속이기만 했던 왜가리 아오사기는 이 모습을 보고 놀란다.
- 이세계에서 바다를 누비는 젊은 키리코에게도 탑이 있다. 바로 와라와라를 배불리 먹이고 현실 세계로 보내는 것.
- 큰할아버지의 이세계는 결국 무너졌다. 전쟁이 패망하면서 아빠도 결국 군수사업을 접었을 것이다. 잉꼬대왕도 이세계에서 권력을 차지하려다 결국 평범한 잉꼬로 전락하고 만다. 영화는 관객에게 자신의 욕심만 생각하며 쌓는 탑은 결국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걸 경고한다.
- 반면 마히토와 키리코처럼 남을 도우면 탑을 지킬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준다. 마히토는 새엄마 나츠코와 화해해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현실 세계의 하녀 할머니들은 성심성의껏 마히토를 돌본 덕분에 이세계에서도 나무조각 인형(부적)의 형태로 마히토를 지켰다.
- 왜가리 아오사기는 마히토가 갖고 있던 나무조각 인형을 보면서 “힘이 강해 갖기 싫다”고 말했다. 남을 위해 쌓은 공덕은 무너뜨리기도 어렵고, 오히려 강한 힘이 된다는 걸 암시한다.
- 영화에서 등장하는 돌은 ‘보호’를 의미한다. 이세계의 돌 안에는 앵무새족이 자리를 잡고 있었기에 그들은 이세계에서 가장 번영할 수 있었다.
- 히미와 마히토가 큰할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걸어갈 때 언덕엔 돌이 잔뜩 깔려 있었다. 큰할아버지가 이세계를 지키고 싶어 하는 마음을 보호하는 중이다.
- 돌은 외부의 침입을 느끼고 위험을 느끼면 보호한다. 마히토가 나츠코의 산실로 들어갈 때 돌은 강한 거부반응을 보였고, 잉꼬대왕이 마히토와 히미의 뒤를 몰래 쫓아갈 때 돌은 이미 잉꼬대왕의 침입을 눈치채고 있었다.
- 마히토가 이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넘어왔을 때 돌조각을 가져온 덕분에 마히토의 기억 역시 지워지지 않고 보호되고 있었다.
-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돌이 깨지고, 무너졌을 때 질서가 바로 잡히는 걸 볼 수 있다. 이세계가 무너졌을 때 마히토와 나츠코가 현실 세계로 올 수 있었고, 나츠코도 산실이 무너진 뒤 현실 세계로 돌아와 순산할 수 있었다. 심지어 마히토와 화해도 했다. 마지막으로 대저택 안의 돌로 이뤄진 탑이 무너진 덕분에 앞으로 저택에선 더 이상 이상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걸 알 수 있다. 질서를 바로잡고 싶다면 우리 안의 돌(고정관념)이 깨져야 한다는 걸 전한다.
-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저마다 탑이 있다. 나를 위한 탑일까? 아니면 남을 돌아볼 줄 아는 탑일까?
- 산에 가면 많은 돌탑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무운과 성공을 빌며 돌을 쌓았을 것이다. 이제 그 돌과 탑을 모두 무너뜨리고 나 혼자만이 아닌 남을 돌아보며 살 차례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영화의 제목이 관객 모두에게 묻고 있다.
반응형